[사회환경] 사람의 인격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 사회
Journalist : changjo | Date : 13/07/02 7:31 | view : 300976     
 

소위 '감정노동자'라는 표현을 아십니까?



아래 보기에서 어떤 것인지 맞춰보세요.



  1. 감정동에서 노동자로서 일하는 사람들

  2. 골동품, 예술품 등을 감정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3. 각퍅한 도시환경에서 일하는 현대인들의 상처받은 감정을 치유하는 일에 종하는 사람들



정답을 찾으셨습니까?



이미 알고 계신분들도 있었을테죠 ^^

위의 보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감정노동자'라는 말은

Arlie Russell Hochschild(알리 러셀 호흐실드, 1940~)가 출간한

『관리된 심장(The Managed Heart)』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용어입,니다.



주로 백화점 여성 노동자들을 가리켜 사용되었는데,

고객을 접촉하는 데 있어서 의지를 갖고

어떤 '감정' 또는 '감정상태'를 생산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을 일컫는 것입니다.



호흐실드는 이를 소비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일종의 생산품으로 소개합니다.

즉, '감정'을 생산하고, 그 '감정'을 소비(?)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

결국, 매출을 위한 당연한 생산라인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해 보이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감정'을 생산해야 하는 사람(직원)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립니다.



이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감정생산'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고 파는 것의 연장에 있습니다.





소비자라는 말은 언제 부터 사용된 말일까요?

아마도 대량생산이 시작되고 등장하였을 것입니다.

소비자는 언제 부턴가 생산과는 거리가 멀어진 집단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생산자라고 자처하는 판매자들은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가능한 모든 전략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중심의 시스템에서 급기야 '감정노동자'까지 나온 것입니다.

모든 것을 소비하게 만들어야 내고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역할을 최종적으로 감당하는 사람들이 '감정노동자'인 것이지요.



물론, '감정노동자'들을 전략이랍시고 만들어낸 제1의 책임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소비적시스템에 물들은 일명 '소비자'들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의 소비적 욕구에 맞춰서 '감정'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감정'까지도 소비하겠다는 엄청난 식욕을 지닌 소비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인간에게는 어느 누구나 폭력적 소비욕구가 있습니다.

이 '코드'를 속속들이 찾아내어 자신의 목적달성에 활용하는 하는 사람들이

소위 생산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아닐까요?

과연 극단적 소비욕구를 조장하는 이들이 생산자라는 말을 들어도 될까요?

어쩌면,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소비적 욕구를 생산하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이 말이 말이 된다면, 그것은 마약을 생산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소비욕구에 탐닉하는 '소비만 하는 일명 소비자들'과의 이중주,

이렇게 소비적 생산자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거친 소비자들의 모습이 그저 예의가 없거나 버릇이 없다고만 하기에는

'감정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는

왜곡된 가치관이 매연처럼 뿜어져 나오는 이 사회적 환경이

더 위험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매스컴에서 거친 소비자들의 추태만 보여주고 지적하는 것에서

어째 씁쓸한 기분이 드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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